애꿎은 마크롱에 화풀이하는 트럼프? 이번엔 프랑스 와인시장 겨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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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방문 후 귀국하자마자 “와인에 매겨지는 관세 부당” 주장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군 창설 제안에는 “나토 분담금이나 더 내라”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측면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번에는 와인 산업을 걸고 넘어졌다. 1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프랑스 와인 시장에서 미국산 와인을 팔기는 매우 어렵다”며 프랑스의 미국산 와인 관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지만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며 “프랑스는 미국산 와인에 높은 관세를 매기지만 미국은 프랑스산 와인에 아주 작은 관세만 붙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불공평하다.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을 당시 불편해진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시 기념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트위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군 창설 제안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상대하기 위해 그들만의 군대(유럽군)를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제1차, 2차 세계대전을 시작한 것은 독일이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이나 더 내라!”고 썼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국내에서 낮은 지지율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자 다른 목표물을 찾아냈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와인 수출 시장이다. 캘리포니아주 와인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산 와인에 EU가 매기는 관세는 미국이 EU산 와인에 매기는 관세의 약 2배. 미국산 와인에 붙는 수입 관세는 750mL 당 11~29센트, EU산 와인에 붙는 관세는 5~14센트 수준이다.

CBS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와인 시장 공격’을 보도하며 그의 가족이 와인 산업에 익숙하다고 전했다. CBS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있는 아들 에릭 트럼프의 와이너리를 비롯해 여러 개의 와인 관련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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