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째 생일 맞는 英 찰스 왕세자 “국왕 되면 정치적 견해 표명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8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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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각종 사회 현안에 의견 개진해 ‘국정 개입 논란’에 휘말린 경력도
92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올 4월 “찰스 왕세자에게 영연방 수장 자리 계승할 것” 공언
찰스 왕세자는 66년째 ‘서열 1위’로 즉위를 기다리는 상태

찰스 왕세자. BBC 홈페이지
찰스 왕세자. BBC 홈페이지
14일 70번째 생일을 맞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 찰스 왕세자가 국왕에 즉위하면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8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밤 BBC에서 방영될 70번째 생일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내가 왕위를 승계할 경우 지금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는 생각은 말도 안 된다(nonsense). 왜냐하면 두 상황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6년째 즉위를 기다리고 있는 찰스 왕세자는 그동안 기후변화, 건축, 유전자 조작 식품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400개 이상의 자선 단체에 회장을 맡거나 후원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왕위에 오를 경우 ‘정치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영국 국왕의 전통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그는 ‘왕위에 오른 뒤에도 대중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며 “나는 국왕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안다”고 답했다. 그간의 활동에 대해선 “늘 무엇을 하든, 당파성을 띄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왕이 되면) 내가 후계자로서 해오던 일들을 똑같이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헌법의 한도 내에서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왕세자의 발언 배경에 대해 이날 CNN은 찰스 왕세자가 정치에 개입하는 국왕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기록하길 원했다고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찰스 왕세자가 현재 자신의 역할과 국왕의 역할을 별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 찰스 왕세자는 자신이 2004~2005년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를 비롯해 부처 장관들에게 특정 사안에 대한 개인 의견을 적어 보낸 ‘검은 거미 편지’가 대중에 공개되면서 국정 개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한편 올해 92세를 맞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4월 찰스 왕세자에게 자신이 맡고 있는 영연방(Commonwealth) 수장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왕이 후계자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영연방은 영국과 영국 식민통치를 받았던 국가들의 모임으로, 1949년 출범 이래 53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영연방 수장은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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