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한가족”… 54개국 중 53개국 정상급 불러모은 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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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베이징서 中-아프리카 정상회의
차관 추가 제공… 수입품 면세 약속, 일대일로 참여 20개국과 협상
美와 패권경쟁 전선 확대 나서

“한 가족.”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일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은 가장 큰 개발도상국이고 아프리카는 개발도상국들이 집중된 대륙”이라며 “피부색은 다르지만 어려움을 공유하고 언어는 다르지만 한 가족처럼 가깝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3, 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과 아프리카가 “마음과 손을 연결해 형제와 같은 우의를 맺었다”고 분위기를 띄우고 나섰다. 중국은 아프리카 전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급 인사가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수교해 중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스와질란드만 이번 정상회담에 불참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단면이다.

3일 오후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차관 및 원조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시 주석은 2015년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의 차관과 원조 제공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 아프리카의 새로운 관계 및 행동 조치를 밝힐 것이라고 최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외신 브리핑에서 밝혔다. 4일에는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베이징 선언 및 2019∼2021년 아프리카 지원 투자 계획이 공개된다. 중국은 정상회의에 앞서 33개 아프리카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97% 상품의 관세 면제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 경제 선물 보따리를 약속하면서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9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에 제공하는 대규모 차관을 앞세운 중국의 아프리카 공략이 ‘채무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아프리카 차관 제공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따르면 2016년 304억700만 달러(약 34조915억 원)에 달했던 차관액은 지난해 109억5600만 달러로 약 65%나 감소했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더 많은 제조업 투자와 기술 이전 및 전략적 외교관계로의 격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아프리카 채무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시 주석이 오히려 아프리카 차관 및 원조 추가 계획을 밝히려는 것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세력권 확장을 통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의 전략패권 경쟁 전선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2일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9개 국가만 참여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해외 경제영토 확장)를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신원왕(新聞網)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20여 개국과 일대일로 참여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세력권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야심은 경제무역 투자를 넘어 군사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지부티에 지난해 첫 해외 군사 기지를 건설한 데 이어 남수단 분쟁 중재까지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대만을 완전히 고립시키려는 계획도 가속화하고 있다. 1일 열린 정상회의 내외신 브리핑에서 쉬징후(許鏡湖) 아프리카사무특별대표는 “(중국과) 수교하지 않은 국가(스와질란드)와 수교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아프리카 정상회의#패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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