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아닌 핵군축대화 노리는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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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前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핵실험 더이상 필요없는 단계일수도… 트럼프, 대화기회 놓쳐서는 안돼”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정말로 원하거나 필요로 한 대화가 아니다. 지금은 행복해야 할 시간이 아니라 진지해야 할 시간이다.”

북한과 4년 넘게 핵문제를 놓고 회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사진)는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이같이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고, 이듬해인 2005년엔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임명됐다. 같은 해 북한의 핵무기 파기 선언이 담긴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데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기로 한 9·19합의에도 동의하는지, 이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핵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 실험을 동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마 북한이 더는 실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 상황에 대해 “(미국이 필요한 대화가 아니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되며, 미국은 북한의 목표가 비핵화인지를 (충분히)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크리스토퍼 힐#비핵화#북한#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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