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1마일 4분’ 깬 육상의 별 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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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배니스터, 파킨슨병으로 타계
옥스퍼드 의대생 시절 ‘꿈의 기록’

64년 전 ‘마(魔)의 벽’으로 여겨지던 ‘1마일(약 1.6km) 4분’ 달리기 기록을 깨뜨린 영국인 로저 길버트 배니스터가 3일(현지 시간) 옥스퍼드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54년 5월 6일 25세의 옥스퍼드 의대 학생이었던 배니스터는 옥스퍼드 이플리 로드 트랙에서 열린 1마일 경주에서 3분59초4의 기록으로 우승해 처음으로 4분 벽을 깼다. 1944년 스웨덴의 아르네 안데르손이 세운 4분1초6이 종전 최고 기록이었다.

당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 기록에 대해 “인간이 도저히 넘어설 수 없으리라 여겨졌던 한계를 극복한 위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급부상했던 배니스터는 같은 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3분58초8을 찍은 뒤 12월 “의학을 공부하면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의 훈련량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육상에서 은퇴했다.

그는 1993년 한 인터뷰에서 “신경의학 연구에 바친 세월이 25세 때의 기록보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선은 “2011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한 배니스터가 그의 역사적 기록이 세워진 경기장 근처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배니스터#파킨슨병#달리기#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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