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비누 쓰면 흑인 여성이 백인으로 변신?… 도브, 인종차별 광고 뭇매 맞고 공식사과

  • 동아일보

“유색인 여성에 유감” 페북서 삭제

비누로 유명한 도브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홍보물. 흑인 여성(왼쪽 사진)이 도브 비누를 사용한 뒤 티셔츠를 벗으면 백인 여성으로 변한다. 도브 페이스북 캡처
비누로 유명한 도브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홍보물. 흑인 여성(왼쪽 사진)이 도브 비누를 사용한 뒤 티셔츠를 벗으면 백인 여성으로 변한다. 도브 페이스북 캡처
비누로 유명한 세계적 생활용품기업 도브가 7일(현지 시간) 흑인 여성이 자사 제품을 이용한 뒤 백인이 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뭇매를 맞자 공식 사과했다.

도브는 이날 자사 트위터에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광고 이미지는 유색인 여성들을 묘사하는 데 신중하지 못했다. 우리 광고로 고객이 모욕을 느끼게 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도브는 이 광고를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도브는 최근 자사 페이스북에 문제가 된 3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한 흑인 여성이 도브 비누를 사용한 뒤 입고 있던 갈색 티셔츠를 벗으니 아이보리 티셔츠를 입은 백인 여성으로 변한다.

백인 여성이 다시 티셔츠를 벗자 옅은 갈색 셔츠를 입은 아시아계 여성이 된다. 온라인에서는 흑인 여성이 백인으로 변신하는 부분만 편집돼 빠르게 확산됐다.

온라인에서는 ‘흑인 피부는 지저분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인종차별이 흔했던 과거 미국에서는 실제 비슷한 광고가 나오기도 했다. 1875년에서 1921년까지 미국에서 영업한 N.K. 페어뱅크사는 백인 아동이 흑인 아동에게 ‘네 엄마는 왜 페어리 비누(페어뱅크 제품)로 널 씻기질 않니’라고 묻는 광고를 내보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네덜란드 합작회사인 유니레버사 소속 도브는 2011년 광고에서도 인종차별적 내용을 내보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비누 제품을 홍보하며 ‘사용 전’이라는 글귀 아래 흑인 여성을, ‘사용 후’라는 글귀 아래 백인 여성을 두고 ‘이 제품으로 샤워하면 눈에 띄게 아름다워진 피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도브#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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