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정답 맞추면 이혼 못하는 ‘이혼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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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8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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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고사를 치른 남성의 답안지(왼)와 여성의 답안지(오). 사진=인민넷
이혼고사를 치른 남성의 답안지(왼)와 여성의 답안지(오). 사진=인민넷
중국의 한 법원이 이혼을 신청한 부부에게 황당한 심사를 실시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 시각) 중국 인민일보 인터넷판을 인용해 중국 쓰촨성의 한 인민법원에서 이혼을 희망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이혼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혼 고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혼 고사’는 빈칸 채우기, 단답형, 논술형 등 총 3 세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만점은 100점이다. 문제는 배우자의 생일, 배우가가 좋아하는 음식, 결혼기념일 날짜를 묻는 질문에서부터 사돈의 생일을 묻는 질문까지 다양하다.

보다 까다로운 답변을 요구하는 논술형 문제에는 ‘당신은 가정에서 어떤 책임을 맡고 있습니까?’, ‘당신에게 가족과 결혼은 어떤 의미입니까?’ 등이 있다.

다소 황당한 이 시험은 왕시유 판사가 고안한 것으로, 해당 판사는 부부 간 문제점과 생각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30대 부부가 ‘이혼 고사’의 첫 응시자가 됐다. 남편과 아내는 각각 80점과 86점을 받아 법원으로부터 이혼 신청이 기각됐다. 60점미만의 점수를 받아야 이혼이 성립된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왕시우 판사는 “시험 결과, 남편은 도박에 빠져 부인과 가정을 소홀히 했다. 가정에 대한 남편의 책임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높은 점수를 근거로 이들이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혼 신청을 기각했다.

아울러 그는 ‘이혼 고사’에서 6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이들은 가정에 대한 애정과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반면 60점 미만은 이들의 결혼 생활이 끝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답안에 대한 채점 기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이혼 고사’는 처음 치러진 후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해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전문가들에 의해 심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첸펑 국립 변호사협회 부회장은 “출제를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데, 이는 심리학·사회학 전문가들의 도움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혼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상실했을 때에만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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