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20주년 앞두고 군부대 사열하며 中 주권 강조한 시진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0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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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9시 반 홍콩 북부 신계(新界)의 인민해방군 섹콩(石崗) 병영.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태운 차량이 도착하자 홍콩주둔군 사령원이 사열 준비 완료를 보고하면서 사열이 시작됐다.

반환 20주년을 맞아 28일 홍콩을 방문해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간 시 주석은 이날 홍콩 주둔군을 사열함으로써 도시의 주권이 중국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육해공군과 헬기부대 장갑차 부대 등 20개의 방진(方陣) 대형으로 3100여 명의 병력이 도열한 가운데 시 주석이 차를 타고 지나가며 각 부대를 사열했다. 부대원들 뒤로는 헬기와 장갑차 등 100여종의 무기와 장비들이 배치돼 위용을 과시했다.

시 주석이 “동지들 안녕하십니까” “동지들 수고합니다”고 외치면 부대원들은 “시 주석 안녕하십니까”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를 우렁차게 외쳤다. 행사장에는 홍콩 각계에서 초대된 4000여 명의 인사들이 시 주석의 군부대 열병식을 지켜봤다.

열병을 위해 도열한 병사들 뒤에는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의 위대한 방침을 전면적으로 관철한다’는 문구를 새긴 간판이 세워졌다. ‘홍콩의 장기적 발전과 번영, 안정을 굳게 지킨다’는 다짐도 적혔다.

20년 전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155년 만에 반환될 때 푸젠(福建)성 부서기였던 시 주석은 1일 반환 20주년 기념식에 참석에 반환 이후 20년을 맞으면서 ‘독립과 탈중국’ 분위기도 없지 않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예정이다. 기념식에 하루 앞서 진행한 군부대 사열하고 다음달에는 첫 항모 랴오닝(遼寧)호 전단이 홍콩에 기항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시 주석이 주석이기도 한 중앙군사위원회 직속 부대다.

1997년 7월 1일 반환에는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총리, 첸지천(錢其琛) 외교부장이 등이 영국의 찰스 왕세자, 토니 블레어 총리, 마가릿 대처 전 총리, 로빈 쿡 외무장관 등이 참석해 역사의 현장을 지켰다.

1일 홍콩섬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반환 20주년 기념식 및 신임 캐리람(林鄭月娥·59·여) 행정장관 취임식에는 홍콩특별행정구 요인과 각 국 외교단 등 1000여 명이 참석한다. 한국은 김광동 홍콩총영사가 초대를 받았다. 시 주석은 1일 오후 강주아오(港珠奧·홍콩 주하이 마카오) 대교‘ 건설 현장을 시찰한 뒤 전용기로 베이징(北京)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1일 기념식 행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8시 빅토리아항 상공에서 펼쳐질 불꽃놀이 축제다. 23분간 20차례에 걸쳐 상공에 ’中國 HK‘이라는 글자를 불꽃으로 새겨지고 웃는 얼굴이 하트 모양으로 변하는 불꽃쇼도 연출된다. 불꽃놀이는 8개의 막(幕)으로 구분되며 빅토리아항에 띄운 5척의 선박에서 39888발이 23분38초간 발사된다. 23초간 200발의 초대형 예포가 발사되면서 불꽃놀이 행사는 끝난다. 홍콩 언론은 비용은 1200만 홍콩 달러(약 17억5000만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환경오염과 비용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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