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FBI 국장에 레이 前법무차관보
8일 코미 폭로 수위에 전세계 촉각… 트럼프 ‘수사 방해’ 추가정황 드러나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의 후임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흠결 없는 인물’이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형사국 차관보를 지낸 크리스토퍼 레이(사진)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주류 성향의 안전한 선택”이라며 자신이 공정한 수사를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공정성’ 어필에도 전 세계의 눈은 8일 오전 10시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설 코미 전 국장의 입에 쏠려 있다. 대통령 자신과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수사를 막았다는 트럼프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한 코미의 블록버스터급 폭로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소 잠잠해진 반(反)트럼프 진영의 트럼프 ‘탄핵 공세’ 수위가 이번 코미의 증언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문회는 트럼프의 ‘충성 맹세’ 요구가 있었던 1월 저녁 식사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수사를 “놓아줄 것(let go)”을 요청한 2월 백악관 대화의 전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FBI의 수사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방해했다는 논란을 촉발시킨 장면으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 논의를 가속화한 사건들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미의 측근을 인용해 “코미와 대통령의 사적 대화가 생생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무마하려 미 정보기관들의 최고 수장들을 추가로 접촉했다는 정황도 이날 알려졌다. WP는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국가정보국장(DNI) 댄 코츠와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FBI가 플린 전 보좌관 수사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을 뗄 수 있도록 개입해 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코츠는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WP는 전했다.
상황이 뜻대로 전개되지 않는 데서 비롯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에 ‘충성파’ 최측근들도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최근 ‘업무 수행상 자유’가 필요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3월 세션스는 자신이 대선 기간 중 러시아 관계자들과 접촉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자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불만을 강력하게 표출한 것이다. 돈독했던 세션스와 트럼프의 불화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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