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경찰 부인들 “과부 되기엔 젊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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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1차 투표]잇단 테러 희생-업무과다에 항의… 에펠탑 앞 시위… 경찰에 꽃 나눠줘

22일 프랑스 파리의 상징 에펠탑 앞에 여성 100여 명이 모였다. ‘화난 경찰관들의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20일 샹젤리제 거리에서 순찰 근무 중이던 경찰관 그자비에 쥐줄레(37)가 테러범 카림 쇠르피(39)의 총기 난사에 숨지고 다른 경찰관 2명도 중상을 입자 참다못한 경찰관 부인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들은 “내 경찰관은 건드리지 마라”, “경찰들은 충분히 죽었고 불탔다”, “과부가 되기에는 너무 젊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 행진을 한 뒤 최전선 현장에서 희생한 경찰을 기리는 의미의 검은색 풍선, 뒤에 남겨진 경찰 가족들을 의미하는 핑크색 풍선을 날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관들을 껴안고 꽃을 나눠 주며 경의를 표했다.

2015년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이후 18개월째 계속되는 국가비상사태로 특별 경계가 이어지면서 프랑스 경찰과 군인들은 과중한 업무에 지칠 대로 지쳐 있다. 게다가 연이어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테러 대상이 되면서 불상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샹젤리제 테러로 사망한 쥐줄레 역시 2015년 11월 테러 당시 현장에 출동해 근무한 베테랑 경찰관이다.

2월 루브르 박물관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군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부상했고, 지난달에는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남성이 파리 외곽 오를리 공항에서 무장군인의 총기를 탈취하려고 덤벼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열리고 있는 대선은 경찰들을 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

대선 하루 전날인 22일, 칼을 소지한 남성이 파리 북역에서 경찰관들에게 접근하는 아찔한 일도 벌어졌다. 이 남성은 중무장한 경찰에 의해 즉각 체포됐다.

대선을 앞두고 폭력은 더 증가했다. 주요 후보들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각 후보는 반대자들에게서 밀가루, 달걀, 꽃다발 세례를 받아야 했다. 유세장마다 반대파 시위대가 몰려들어 후보 경호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선 하루 전날인 22일에도 파리 동쪽에서 무역 노조원들이 좌파 사회당 후보에게 투표하라며 과격 시위를 벌여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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