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골드만삭스 인턴을 시작해 정규 직원으로 입사한 뒤 2012년 회사를 떠난 그레그 스미스가 저서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이유’에서 공개한 인턴 프로그램을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오픈 미팅=약 10주간 진행되는 인턴 프로그램의 오픈 미팅은 일종의 신병훈련소 역할을 한다. 최고위급인 파트너들이 회의실에 인턴들을 앉혀 놓고 무작위로 이름을 부르며 속사포로 질문을 던진다. 회사의 문화, 역사는 물론이고 증권시장 현안에 대한 세세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매주 두 번, 한 번에 1시간 반가량 쏟아지는 압박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울면서 회의실을 나가는 아이비리그 명문대생도 적지 않다. 이 과정은 실제 까다로운 고객에게 대처하는 법을 익히는 학습 기회다. 인턴들은 답변하다 실수하면 바로 인정해야 파트너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스피드 데이트=직원들과의 짧고 굵은 면접이다. 인턴들은 스피드 데이트를 한 직원들의 이름을 5명 이상 적어 매주 인사팀에 제출한다. 면접관을 스스로 정해 평가받는 시스템이다. 인사팀은 면접관들에게서 평가서를 받아 정규 채용 심사에 참고한다.
▽랍비=원래 유대교의 율법학자를 뜻하지만 골드만삭스에선 인턴을 이끌어 주는 멘토를 지칭한다. 누구도 랍비를 지정해주지 않는다. 인턴 스스로 자기 재능을 알아봐주고 도움말을 해주는 랍비를 찾아 나서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랍비의 입에서 나온 인턴 평판은 월가에 빠르게 퍼진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