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속 할머니 구하려 창문 깬 경찰에 차 주인이 ‘버럭’, 왜?

사진=CNN 웹사이트 캡처

미국 뉴욕의 한 경찰관이 강추위 속 주차된 차 안에 갇혀 있던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차창을 깼다가 도리어 차 주인의 원망을 샀다.

최근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허드슨 경찰서는 “허드슨 강변에 주차된 차에서 할머니가 얼어 죽어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관을 출동시켰다. 당시 이곳의 기온은 영하 15도였다.

경찰이 도착해 보니 눈 덮인 차 속 앞자리 조수석에 할머니 한 명이 안전벨트를 메고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산소마스크를 쓴 채 가만히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차문은 잠겨 있었다.

이에 경찰관은 유리창을 깨고 차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정체는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마네킹이었다. 심폐기능소생법(CPR) 훈련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머리카락, 피부의 기미 표현, 옷 등 만듦새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데다 안전벨트까지 메고 있어 실제 사람이라고 착각하기 쉬웠다.

경찰에 따르면 이 차의 주인은 의료 훈련 기구 제작업체의 영업사원이었다. 그는 차창을 부순 것에 대해 경찰에게 따지며 “난 마네킹을 옮길 때 늘 좌석에 앉혀 안전벨트를 매 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드슨 경찰서의 에드워드 무어 서장은 “그는 내 부하에게 말이 많았고 상스럽게 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차 주인이 입건되는 일은 없었다.

무어 서장은 차창을 부수고 마네킹을 구하려고 한 부하의 행동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밤중 영하의 추위 속 당신이 주차해 둔 차 안에, 진짜 사람 같은 마네킹이 갇힌 채 앉아있다면…우린 당신 차의 유리창을 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