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수’ 워런 상원의원 “끔찍한 여자들이 투표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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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형 기자
이세형 기자
'끔찍한 여자(nasty women)의 공격이 시작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19일(현지 시간) 열렸던 3차 TV 대선 토론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던졌던 '정말 끔찍한 여자' 발언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민주당 내 '트럼프 저격수'로 통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을 중심으로 한 클린턴의 여성 유권자들이 유세 현장에서 '끔찍한 여자'를 외치며 트럼프 비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USA투데이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워런은 이날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클린턴의 유세 현장에서 클린턴의 연설 직전 연단에 올라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 자리에서 워런은 "여성들은 당신(트럼프) 같은 남성들에게 진절머리가 났다"며 "끔찍한 여자들은 강하고, 똑똑하며 11월 8일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끔찍한 여자들은 당신(트럼프)을 우리 삶에서 영원히 쫓아내기 위해 끔찍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런은 트럼프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여성 외모에 대한 집착과 비하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워런은 "(트럼프는) 자신이 돈이 많기 때문에 여성을 '뚱뚱한 돼지'나 '멍청하지만 섹시한 여자'로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유명인사라 여자의 몸을 1점부터 10점까지 등급을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클린턴은 워런의 연설 뒤 연단에 올라 "트럼프가 워런이 지금 한 말을 들었다면 아마 트워터에 한마디 했을 것"이라며 "워런처럼 트럼프를 괴롭히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여성 유권자들이 유세 현장에서 '끔찍한 여자' 구호를 외치는 건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을 부각시키고, 여성 유권자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을 때부터 꾸준히 여성 비하 발언과 성추행 의혹으로 '대통령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 정계의 대표적 진보 인사 중 하나로 꼽히는 워런은 한 때 클린턴의 경쟁자로도 여겨졌다. 하지만 클린턴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에는 적극적으로 클린턴을 돕고 있다. 워런은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5월 초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 저격에 앞장서 왔다. 특히 5월 7일에는 트럼프와 트위터로 4시간 가량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6월 27일 '대표 경합주'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유세 현장에서도 "트럼프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정말 얼간이(goofy) 같은 소리"라며 "트럼프는 그릇이 작고, 오직 자기만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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