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 9000만 명…美 제친 세계 최대 비만국가 어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9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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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비만국가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 생명시보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이 전 세계 성인 체중 보고서를 토대로 실시한 비만지수(BMI) 조사해보니 2014년 중국의 비만 인구는 남성 4320만 명, 여성 4640만 명으로 총 8960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세계 1위였던 미국은 이번 조사에서 비만 인구가 남성 4170만 명, 여성 4610만 명 등 총 8780만 명으로 중국보다 180만 명이 적어 처음으로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중국은 1975년 조사 대상 186개국 가운데 남성 60위, 여성 41위였는데 40여 년 만에 세계 최대 비만 국가가 됐다.

중국의학과학원 심혈관병센터 리광웨이(李光偉) 주임은 “중국 인구가 미국 인구보다 4배나 많은 것을 감안하면 비만 절대 인구가 많아도 비만 정도는 미국보다 더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리 주임은 하지만 “20,30년 전만 해도 중국인 중 과체중인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개혁개방으로 경제수준이 올라가고, 소비구조가 바뀌어 세계 비만 지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내에서 발표된 ‘주민영양 및 만성병 상황 보고서(2015년)’에서도 비만의 심각성이 지적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8세 이상 성인의 과체중 및 비만비율이 각각 7.3%포인트와 4.8%포인트가 올라갔다. 비만 인구가 늘면서 지방간과 고지혈증 환자가 늘고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등 질병의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비만 인구의 20%는 대도시에 거주하며 수입과 교육 수준이 높은 남성이 과체중인 경우가 많다는 결과도 나왔다.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가와 정크푸드를 비롯한 서구식 음식의 확산으로 30년 전까지만 해도 1% 미만이던 비만율이 남자 어린이의 경우 20% 가까이 치솟았다.

유럽과 중국 공동 연구팀이 중국 산둥(山東) 성 농촌 학교에서 7~18세 남녀 학생 2만8000명의 체중과 BMI를 분석한 결과 1985년 남녀 모두 비만율이 1%를 넘지 않았으나 2014년에는 남학생 17%, 여학생 9%가 각각 비만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과체중으로 분류된 학생의 비율 역시 남자는 0.7%에서 16.4%로, 여자는 1.5%에서 14% 가까이로 크게 상승했다. 연구진은 개혁개방 이후 농촌 지역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정크푸드를 포함한 서구식 식습관이 퍼진 것이 이런 현상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중산층과 20~50대 여성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열풍이 일고 중국 정부도 비만 인구 급증을 중대한 보건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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