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원래 목표는 ‘디즈니월드’… 4월 사전답사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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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 최악 총기테러]
부인 살만, FBI 조사서 진술 “펄스 게이클럽도 함께 둘러봐”
美사법당국, 범인 아파트 수색… ‘디데이’표시 미키마우스 달력 발견
범인 부친 “아들은 교육 잘 받아… 동성애, 인간 아닌 신이 벌 줄것”

① 오마르 마틴은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피어스 시 우드랜드 콘도미니엄 107호에서 월세 600∼1000달러(월급은 
1600달러)를 내고 살았다. ② 방 2개짜리 아파트 곳곳에는 부인 아들과 찍은 사진으로 가득했다. ③ 디즈니월드에서 사온 
듯한 달력에는 6월 7일에 ‘디데이(D-day)’라고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오마르 마틴은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피어스 시 우드랜드 콘도미니엄 107호에서 월세 600∼1000달러(월급은 1600달러)를 내고 살았다. 방 2개짜리 아파트 곳곳에는 부인 아들과 찍은 사진으로 가득했다. 디즈니월드에서 사온 듯한 달력에는 6월 7일에 ‘디데이(D-day)’라고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오마르 마틴(30)이 인근에 있는 세계적 테마파크인 ‘월트디즈니월드’를 공격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디즈니월드는 매직킹덤 등 4곳의 테마파크를 갖춘,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으로 전 세계에서 여행 온 가족 관광객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4일 미국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범이 디즈니월드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 4월 디즈니월드 내 쇼핑몰인 ‘다운타운디즈니’를 사전 답사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디즈니월드에 동행했던 마틴의 부인 누르 자히 살만이 12일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마틴은 이때 펄스 게이클럽도 함께 둘러봤으나 이 여행에 세 살배기 아들이 동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직킹덤 등 디즈니월드의 테마파크 4곳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지만 다운타운디즈니에는 가방검색대나 금속탐지기가 없어 마틴이 자동소총 AR-15를 반입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마틴이 살던 아파트에서는 이달 7일에 ‘디데이(공격 개시일), 10시 30분’이라고 표기된 ‘미키마우스’ 달력이 발견됐다. 마틴이 게이클럽이나 디즈니월드를 7일에 공격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증거다. 데일리메일은 이 달력을 포함해 미 사법당국이 12일 급습해 수색을 벌였던 플로리다 주 포트피어스 소재 마틴의 아파트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방 2개짜리 아파트는 세 살 아이를 키우는 여느 가정집과 다름없었다. 욕실은 스타워즈를 주제로 꾸며져 있고 아들 방에는 닌자 거북 가방과 야구 모자들이 가득했다. 다정하게 찍은 가족사진이 벽과 냉장고 앞면을 장식했다. 이슬람 경전인 꾸란과 함께 ‘팔레스타인이 나를 웃게 만든다’ ‘무함마드 그는 누구인가’와 같은 책도 발견됐다.

이슬람 가정이지만 현관 문 뒤에는 크리스마스 화환도 걸려 있었다. 의식용으로 보이는 황금색 칼집 장검이 TV 앞에 놓여 있었다. 미 경찰은 12일 마틴의 아파트를 급습하면서 폭발물 처리 장비도 가져갔지만 특별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같은 날 마틴의 집에서 멀지 않은 아버지 세디크 마틴의 집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세디크 마틴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은 교육을 잘 받았고, 부모를 존중했다. 왜 게이클럽에 들어가 50명을 죽였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에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슬프다”며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은 신이 벌을 줄 것이다. (그들을 벌하는 것은) 인간의 몫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미국#테러#올랜드 테러#동성애 혐오#이슬람극단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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