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극 중 경찰에 전화 “IS 폭격 중단”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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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 최악 총기테러]“범인은 동성애자” 증언도 나와
경찰, 희생자 49명 실명공개… 대부분 20, 30대 라틴계 동성애자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오마르 마틴(30)이 12일 새벽 게이클럽에서 인질을 붙잡고 경찰과 통화하면서 “이슬람국가(IS) 지도자를 대신해 클럽을 공격하고 있다”며 “미군의 시리아 폭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동성애를 혐오해 동성애자 클럽을 노린 것으로 추정됐던 마틴이 동성애자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자친구와 펄스 나이트클럽에 있다가 생존한 올랜도(52)는 13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클럽을 장악한 마틴이 경찰에 전화를 걸어 IS에 충성을 맹세하며 IS 지도자와 시리아 폭격 중단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마틴은 “만약 경찰이 진입하면 더 큰 유혈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마틴은 범행 전날 평소 보안요원으로 근무하는 플로리다 포트세인트루시의 PGA빌리지에서 정상 근무했고 범행 1시간 전 펄스 나이트클럽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케빈 웨스트(37)는 “당시 마틴은 어두운 색깔의 모자를 쓰고 검은색 휴대전화를 든 채 나를 지나쳐갔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웨스트는 과거 게이 전용 데이트 앱 ‘잭디’에서 마틴과 연락한 적이 있었다. 1년 전 잭디에서 마틴의 데이트 제안을 받았다는 웨스트는 “3개월 전 마틴이 ‘곧 올랜도에 갈 테니 술 한잔하자’고 말을 건 게 마지막이었다”며 “마틴이 클럽 주차장에 차를 대는 모습을 보고 바로 알아봤다”고 증언했다. 마틴이 동성애자이며 펄스 클럽에 자주 출몰했다는 증언은 최소 4명에게서 나왔다.

수사당국은 당초 50명으로 발표했던 사망자 수를 범인 마틴을 뺀 49명으로 정정하고 실명을 공개했다. 10대 2명, 20대 25명, 30대 18명, 40대 3명, 50대 1명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29.4세였다. 당시 클럽에선 라틴을 주제로 한 파티가 열리고 있어서 어린 라틴계 동성애자가 희생자의 대다수였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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