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번복한 이란 선수…“돌아오면 죽어” 어머니 메시지 못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2일 14시 27분


여자축구 아시안컵 대회에 참석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 AP 뉴시스
여자축구 아시안컵 대회에 참석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 AP 뉴시스
“이란으로 돌아오지 마. 그들이 널 죽일거야.“

호주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한 뒤 망명을 신청했던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중 한 명이 가족의 안전을 위해 이란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호주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이 선수는 “돌아오면 죽는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유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공영 ABC방송은 11일(현지 시간) 선수의 어머니가 이란계 호주인 공동체에 보낸 음성 메시지를 보도했다. 음성 메시지에서 선수의 어머니는 딸에게 “이란으로 돌아오지 마”라며 “그들이 널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ABC방송에 따르면 선수 어머니의 메시지를 확인한 공동체는 선수가 공항을 통과하는 동안 필사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썼다. 현재 선수는 쿠알라룸푸르에 머물며 망명 신청을 하지 않은 나머지 선수들과 귀국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선수는 호주에 남기로 결정했지만 이후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란 여자축구팀은 이달 2일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국가 연주 때 침묵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란 국영방송 등에서는 “국가 제창을 거부하는 행위는 수치심과 애국심 결여의 극치”, “전시 반역자” 등의 비난이 나왔다. 이에 선수단 버스 내에서 한 선수가 팬들을 향해 구조 요청을 의미하는 ‘SOS’ 손 신호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란 여자축구팀 선수들은 토너먼트에서 탈락해 이란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여자축구팀의 망명 허가를 호주 정부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는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살해될 가능성이 높은 이란으로 돌아가도록 허용함으로써 끔찍한 인도주의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직접 언급하며 “총리님, 그렇게 하지 말고 그들의 망명을 허가하라”고 했다.

호주 정부는 선수 5명의 보호 요청을 수용한 뒤 선수 1명과 스태프 1명의 추가 망명도 허용했다. 하지만 선수 1명은 결정을 번복하고 이란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여자축구팀#망명 신청#호주#국가 제창 거부#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가족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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