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국을 통치하는 미국 대통령도 어쩔 수 없는 ‘딸 바보’였다. 언제나 품 안에 안겨 있을 것 같던 딸이 고교를 졸업해 성인이 되는 모습을 보면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검은 선글라스를 썼다. 학부모들 사이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도 딸이 하얀 드레스를 차려입고 졸업장을 받으러 연단에 오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개 박수’를 치고선 딸을 끌어안았다(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5)이 ‘아버지’ 자격으로 10일 워싱턴 시드웰 프렌즈 고교에서 열린 큰딸 말리아(18)의 졸업식에 참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사를 위해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열린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다. 이 고교는 퀘이커교의 전통에 따라 졸업생들에게 상을 주지 않고 주요 인사(VIP)들을 특별 대우하지도 않는다.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졸업식장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 섞여 눈에 띄지 않으려 애썼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딸의 졸업식 축하 연설을 맡아 달라는 학교 측 요청도 거절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