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男 - 무슬림女 불륜 소문에… 이집트 종교간 ‘복수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충돌 격화되자 대통령 수습 나서

이집트가 기독교 유부남과 무슬림 여성의 불륜 스캔들에서 촉발된 이슬람-기독교 종교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무슬림과 10%에 불과한 기독교 종파 콥트교도의 반목이 심화되자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까지 중재에 나섰다.

31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사건은 최근 이집트 민야 지역의 작은 마을 알카람에서 ‘기독교 유부남이 무슬림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시작됐다. 분개한 무슬림 주민 300여 명이 5월 20일 소문 속 불륜남으로 알려진 아슈라프의 집으로 몰려갔다. 하지만 그는 하루 전 누군가에게 받은 살해 협박 메시지에 겁먹고 이미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도주한 뒤였다. 무슬림들은 집에 혼자 있던 아슈라프의 70세 노모(老母)를 끌어내 옷을 모두 찢어 벗긴 뒤 길거리를 강제로 걷게 했다. 집에 불도 질렀다. 이 화재로 인근 기독교 신자 집 7곳이 불탔다.

이 사건은 평소 차별받는다고 느껴온 기독교도의 마음에 분노를 지폈다. 마을 기독교도는 무슬림 집 세 채를 불태우며 복수전에 나섰다. 시시 대통령은 30일 무슬림의 70세 노모 집단 폭행 사건을 ‘이집트를 분열시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우리는 모두 하나이며 반드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집트#기독교#무슬림#불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