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한 개에 20만 원?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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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5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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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캡처.
사진 출처-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캡처.
최근 세계적인 저유가 상황과 좌파정권의 실정이 맞물려 경제난에 봉착한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상황을 22일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에 따르면 최근 베네수엘라는 인플레이션이 720%까지 치솟았고 이로 인해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햄버거 1개가 1700볼리바르에 팔리고 있다. 공식 환율은 1달러당 10볼리바르로 1700볼리바르는 170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현지 암달러 시장에서는 1000볼리바르를 줘야 1달러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에서 중산층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가장 기초적인 생필품과 식품을 사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이제 도심에서 생필품을 사려고 길게 줄을 서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모습이 됐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매일 줄을 선다는 한 시민은 “치약과 같은 세면도구를 사기 위해 일과처럼 줄을 서려 나오지만, 원하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매주 이렇게 줄을 서지만 정작 무엇을 사게 될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욱더 실망스러운 것은 대기행렬에서 한참을 기다려 내 차례가 됐을 때 진열대에 물품이 다 바닥이 나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허탈한 심정을 전했다.

사진 출처-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사진 출처-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최근 외신들이 전하는 실상에 의하면 극심한 식량난으로 베네수엘라 시민들은 길거리에서 개와 고양이, 비둘기까지 잡아먹는 처지에 이르렀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거리의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기름을 판 돈으로 생필품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다.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했었던 만큼 베네수엘라는 현재 국제 유가 폭락으로 심각한 불황에 직면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경제 살리기를 약속했지만, 국민들은 신뢰를 잃었다며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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