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0대 男 빌려드려요” 日 ‘아저씨 대여’ 서비스 실체는?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1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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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저씨 대여’ 홈페이지 캡처
사진=‘아저씨 대여’ 홈페이지 캡처
“시간 당 1000 엔(약 1만 원)에 30~60대 남성을 빌려드려요. 홈페이지에서 ‘대여’ 가능한 남성을 골라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세요.”

일본에서 시간당 돈을 지불하는 ‘아저씨 대여’ 서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산케이 신문은 “아저씨 대여가 의외로 인기”라며 기자(여성)가 해당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 보는 방식으로 취재한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는 30~60대 남성 약 60명이 등록 돼 있다. 우선 남성의 프로필을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이 중 일정이 맞는 남성을 골라 장바구니에 넣는다. 결제 방법을 정하고 이메일 등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면 끝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만큼 간단하다.

선택된 남자들은 가구 조립 같은 힘을 쓰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거나 혼자서는 가기 힘든 곳에 같이 가 주기도 한다. 동행하는 데 따르는 식비 등 비용은 신청자가 부담한다. 남성들은 시간당 받는 1000 엔 외에도 교통비를 따로 받는다.

기자가 선택한 남성은 프로필에 ‘카페·노래방·레저 OK, 식당·유흥업소 경영 경험 있음, 자신감을 가지고 싶은 분 도와드려요’라고 자신을 소개한 안도 마사히로 씨(38)였다. 기자는 평소 여성 혼자서는 가기 힘들었다던 도쿄 시내 한 메이드 카페(여성 직원들이 하녀 복장을 하고 있는 카페)에 같이 가 달라고 했다.

안도 씨는 지난해 11월에 이 서비스에 등록해 지금까지 10명 정도에게 ‘대여’ 됐다며 7명은 여성, 3명은 남성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도 씨에게 “남편이 유흥업소에 갔다”는 등의 가정 문제 상담부터 진로 상담, 대인관계 관련 상담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는 왜 이 서비스에 등록했을까? 안도 씨는 30대 초반에 결혼해 아직 어린 딸이 있지만 “자유가 없어지는 게 싫다”며 지난해 이혼했다고 한다. 그가 “깊은 인간관계를 쌓는 데 서투르다”면서도 다른 이의 의지가 되어 주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다고 해당 매체는 추측했다.

이 업체를 운영하는 니시모토 다카노부 씨(48)는 ‘아저씨 대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4년 전 여고생이 아저씨에 대해 험담하는 내용을 듣고 아저씨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1년 간 900건 이상의 신청이 있었고, 신청자의 80~90%는 여성이었다. 니시모토 씨는 “특히 30대 후반 여성의 연애 상담이 많은데, 낯선 상대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기에 부담이 덜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한 남성에 대해서는 “입회금과 등록비로 1년에 13만 엔(약 130만 원)이 든다”며 시간당 돈을 받기는 하지만 실제 돈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굳이 말하자면 ‘자원 봉사자’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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