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처럼”… 제조업체 히타치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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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서비스업으로 발빠른 전환… 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활용

세계적으로 기업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제조회사였던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예외다. 한때 존폐 위기에 내몰렸던 이 회사는 최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2만 명의 영업 인력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히타치는 13만 명으로 늘어나는 영업 인력으로 사업 중심축을 기기 설비 판매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해석 등 첨단기술을 구사하는 컨설팅 서비스로 재편하기로 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업종을 바꾸고 기업의 체질도 개선하는 것이다. 히타치의 경영 전략은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요약된다.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판매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 제조회사들의 서비스는 판매 기기나 설비 보수 점검에 그쳤지만 히타치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객의 경영 과제를 해결하는 영업 컨설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예컨대 교통이나 에너지, 금융, 제조업 등 글로벌 고객 회사에 대해 경영 과제를 제시하고 전략 입안과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생산 설비 가동률을 높이거나 빌딩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히타치는 2008년만 해도 일본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800억 엔(약 8조4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가 삼성전자에 밀릴 것으로 예상되자 덩치를 키워 대항하기 위해 2003년 NEC, 미쓰비시와 통합해 엘피다를 설립했지만 실패였다.

당시 히타치를 일으켜 세운 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과감한 구조조정이다. 경쟁력 없는 사업을 팔아 치우고 뼈를 깎는 사업 재편에 나서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 뒤로는 상품을 판 뒤 기기 설비 보수 점검이나 관리를 통해 꾸준히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중시해 왔다.

핵심 사업을 바꾸는 경영 전략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도입된 것이다. 선두 주자인 미국 IBM은 1990년대에 컴퓨터 등을 활용한 각종 시스템 판매로 주력 사업을 재편한 뒤 실적이 뚜렷이 개선됐다. 제너럴 일렉트릭(GE)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엔진이나 의료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를 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ibm#ai#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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