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접비행’-中 ‘실탄훈련’… 남중국해 힘겨루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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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군 ‘항행의 자유 지키기 위한것”… 中언론 “언제든 싸울 준비 돼 있어”
中 이동가능한 핵발전소 건설 추진

미군 전투기와 헬기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중사(中沙) 군도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인근을 근접 비행한 것으로 22일 확인되면서 미중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미군기들이 스카버러 섬 인근을 비행했다는 미 태평양사령부의 발표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이 전날 베트남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긴장 고조를 비난하며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군사작전을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2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22일 ‘A-10C 선더볼트Ⅱ’ 전투기 4대와 ‘HH-60G’ 헬기 2대가 19일 필리핀 클라크 미군기지를 출발해 스카버러 섬 인근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작전에 투입된 군용기들은 미국-필리핀 연합 군사훈련에 참가한 뒤 클라크 기지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관계자는 “이번 비행 임무는 국제 공역(空域)과 공해(公海)의 개방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제법이 허락하는 어느 곳에서도 항해와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 전투기와 헬기가 스카버러 섬에 얼마나 가까이 접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10월과 올 1월에도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도서의 12해리 안으로 구축함을 진입시켰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22일 “어느 국가도 ‘자유항행과 비행’의 기치를 내걸고 연해국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고 손해를 끼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말하는 항행의 자유가 국제법상 누릴 수 있는 정상적인 항행의 자유인지, 미군 항공기와 군함의 미국식의 ‘멋대로(橫行) 자유’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21일 브루나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이 기회를 틈탄 역외국가의 개입으로 파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또 최근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실탄훈련 장면을 23일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방영하며 남중국해 수호 의지를 내비쳤다. 관영 런민(人民)일보도 시사(西沙) 군도(영어명 파라셀 제도) 르포 기사를 통해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장병들의 발언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중국이 앞으로 약 20기의 해상 이동이 가능한 부동(浮動)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부동 핵발전소 건설은 남중국해 도서의 등대, 담수화 시설, 구조 설비, 방어적 무기, 공항, 항만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미국#중국#남중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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