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만나러 간 꼬마 소녀 “간절함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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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1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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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사진출처_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눈이 보일 때 들을 수 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보고 싶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5세 소녀의 간절한 소원이 성취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청력과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 소녀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감동적인 만남을 상세히 보도했다.

오직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미국 오하이오주(州) 벨빌에서 로마 바티칸까지 날아온 리지 마이어스(Lizzy Myers)와 가족들. 수요일 아침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특별 좌석에 앉은 리지는 주례 일반 알현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나갈 즈음 교황을 향해 손을 들어 사인을 보낸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녀를 발견한 교황은 성큼 다가가 이 어린 소녀를 어루만지며, 입을 맞추고 그녀의 눈가에 손을 얹는다. 그리고 잠시 그녀를 위한 축복의 기도를 시작한다. ‘이 조그만 아이에게 축복을 내려 주소서’. 교황의 염원이 담긴 기도가 끝나자 소녀는 수줍은 표정으로 교황에게 운석을 선물했다.

이 가슴 뭉클한 현장은 주변에 기자들과 인파 속에서 촬영되었다. 가톨릭 신자인 리지의 어머니 크리스틴(Christine)은 기자들에게 “딸에게 교황은 하얀 모자를 쓴 대단한 사람이었을 것”이라며 교황과 만나는 소원을 이룬 리지는 경이로움에 놀라워 어쩔 줄 몰라 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_프란치스코 교황 인스타그램
사진출처_프란치스코 교황 인스타그램

리지와 교황과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된 걸까? 아직 5세밖에 안된 꼬마 소녀 리지는 시각과 청각을 잃게 되는 어셔 증후군을 앓고 있다. 리지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이제 5년 남짓. 부모 크리스틴과 스티브(Steve)는 리지의 시력이 완전히 멀기 전, 최대한 그녀에게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이른바 ‘비주얼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우선적으로 부모는 리지에게 달과 별을 보여주기 위해 집 근처의 천문대를(the Warren Rupp observatory) 찾았다. 그리고 박물관과 동물원에도 데려가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다니면서 리지의 안타까운 사연은 한 기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세계 여러 지역에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지원이 잇따르게 됐다.

때마침 이 소식을 들은 터키 항공사의 한 매니저는 세계 어느 나라든 갈 수 있는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교황을 만나 보는 것이 평소 소원이었던 리지와 가족들은 주저 없이 로마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번 방문은 항공권뿐 아니라 숙박 역시 지역 호텔에서 제공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황과의 만남 후 리지 부모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딸은 보청기에 잘 적응 중이지만, 어셔 증후군이란 사실은 모르고 있다. 딸이 가능한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직 말을 안 했는데, 언젠가는 알려줘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 순간이 두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기적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리지를 위한 교황의 특별한 기도와 축복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뤄진 소녀와 교황의 거룩한 만남이 알려지면서 세계에서 리지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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