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韓 테러방지법, ‘1984’의 ‘빅브러더’와 같은 결과 초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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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4일 0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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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창업자

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력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텔레그램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가 최근 한국의 테러방지법에 대해 언급한 사실도 주목받았다.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로 불리는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기조연설을 마친 후 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알고 있다”며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러더(Big Brother)’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미래 전체주의 체제의 섬뜩한 모습을 그린 소설로, ‘빅브러더’는 가상국 오세아니아의 통치자다.

파벨 두로프는 테러리스트들의 경우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테러방지법을 통한 도감청 확대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전적인 정부 규제는 빠른 기술 발전을 따라갈 수 없다면서, 이용자와 관련기업들의 자율규제를 통해 시기에 맞는 조치를 하도록 허용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3일 ‘텔레그램’은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으며,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카테고리에서도 순위가 상승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텔레그램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전날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미디어 브콘닥테를 설립한 파벨 두로프가 만든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비밀대화 기능을 지원하고 상대방과 대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대화 내용이 삭제되는 기능이 있다. 또한 서버가 외국에 있어 국내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압수수색이 어렵다는 점이 주목 받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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