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공원에 갔던 18살 소녀, 10대들에 집단 성폭행 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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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미국 뉴욕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공원에 있던 18세 소녀가 10대 흑인 소년들에게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발행 나흘 만에 용의자 5명 가운데 4명이 붙잡혔지만 경찰의 늑장 대응과 시민의 신고 의식 실종 등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돼 미국 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오후 9시 경 뉴욕 시 브루클린의 오스본 공원에서 아버지(39)와 함께 맥주를 마시던 18세 소녀에게 흑인 남성 5명이 다가왔다. 그 중 한명은 총을 아버지의 머리에 겨누며 “꺼지라”고 소리쳤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아버지는 일단 자리를 피했고, 휴대폰이 없어 인근 가게로 뛰어 들어가 경찰 신고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아버지가 인근에 정차된 경찰 순찰차를 발견해 경찰관 2명과 함께 되돌아갔을 때는 이미 범인들이 소녀를 집단성폭행하고 떠난 뒤였다. 목과 팔 등에 찰과상을 입은 소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한때 강력 범죄가 기승을 부리던 뉴욕은 지난해 살인, 성폭행, 강도 등 7대 범죄가 전년에 비해 2% 감소했고 뉴욕 경찰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성 범죄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1439건의 성범죄가 발생해 전년보다 6%(85건) 늘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공원은 주택가 한가운데 있지만 저녁이면 인적이 드물어 주민들도 잘 찾지 않는 곳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전했다. 피해 소녀는 한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단 한 건의 사건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건 이틀 뒤인 9일에야 용의자들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해 늑장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상이 공개된 뒤 용의자 2명이 자수했고 2명은 검거됐다. 이들은 14~17세의 흑인 소년이었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사건 소식을 접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끔찍한 사건이며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뉴욕 시민들은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살 권리가 있다. 범인들이 상승하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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