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3040 여성들, ‘난자 냉동’ 유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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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때 난자 채취해 미래에 임신”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젊을 때 난자를 채취해 미래의 아기를 위해 얼려 놓는 30, 40대 여성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동한 난자의 임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데 현대 여성들은 의사들이 심어준 헛된 희망에 현혹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난자 냉동 보존의 가격과 수요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아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여성들의 공포를 이용해 의사들이 40대 여성에게서 많은 이윤을 착취하는 등 상업화됐다”고 24일 보도했다.

한국은 물론이고 영국에서도 현재 결혼할 사람을 찾지 못했거나 결혼했더라도 여건상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여성들이 난자를 냉동시켜 보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구글과 페이스북은 난자, 정자 냉동을 직원 복지정책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이 방법은 원래 암환자가 항암치료 후 불임이 될 것을 우려해 치료 전 난자를 미리 빼내 보관하는 방법으로만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5, 6년 사이 가정보다 일을 더 중요시하는 영국 여성들 사이에서 냉동 난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영국 의료윤리감독기구인 인공수정배아관리국(HFEA)에 따르면 2008년에는 2476개였던 냉동 난자가 2013년에는 7047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영국에서 냉동 난자로 태어난 아기는 한 해에 8명 정도다. HFEA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냉동 난자로 태어난 아기는 41명으로, 해동된 난자 중 착상과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전체의 2% 미만이다. 영하 196도 이하의 액체질소로 난자를 급속 냉동해 보관하는데 해동시킬 때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등이 파괴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도 문제로 지적됐다. 런던에서 난자 15개를 뽑아내 얼리는 시술은 5000파운드(약 870만 원) 정도가 든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영국여성#난자#난자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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