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뉴욕 살인범 2명 탈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감방벽 뚫고 하수구 통해 빠져나가… ‘좋은 하루 되시길’ 메모까지 남겨



미국 뉴욕 주의 한 교도소에서 영화 ‘쇼생크 탈출’을 방불케 하는 살인범 탈옥 사건이 벌어졌다. 탈옥한 2명은 전동공구를 동원해 벽을 뚫고 하수관을 통해 교도소를 빠져나가는 대담한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주 클린턴 카운티 댄모라의 클린턴 교도소에서 5일 밤부터 6일 아침 사이 살인죄로 수감돼 있던 리처드 맷(48)과 데이비드 스�(34)이 탈옥했다. 이들은 서로 옆 감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두 탈옥범은 감방 뒷벽에 구멍을 뚫고 높이 9m가 넘는 벽체 내부를 기어 내려갔다. 미로처럼 된 파이프는 전동공구로 잘라내면서 교도소 인근의 맨홀로 빠져나갔다. 탈출을 위해 잘라낸 파이프 옆에는 ‘좋은 하루 되시길(Have a nice day)’이라고 적은 포스트잇까지 붙였다. 전동공구는 교도소 수리공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시간마다 감방을 점검하는 교도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탈출 전 감방 이불 안에 옷가지를 넣어 사람이 자고 있는 것처럼 해놓기도 했다. 이튿날 오전 5시 30분 점호 시간이 되어서야 탈옥이 확인됐다.

이번 탈옥이 두 번째인 맷은 1997년 시민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 멕시코로 도망쳐 그곳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뒤 송환돼 가석방 없는 25년형을 받은 바 있다. 스�은 22발의 총을 쏴 경찰관을 숨지게 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뉴욕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은 소총을 들고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인근 도로를 막고 지나는 차량을 수색하고 있다. 댄모라 지역의 숲까지 경찰을 배치했으며 헬리콥터와 수색견도 동원했다. 이 지역은 캐나다와 맞닿아 있어 캐나다 당국도 경비 강화에 나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탈옥 경로를 직접 돌아본 뒤 댄모라 주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1865년 문을 연 클린턴 교도소는 삼엄한 보안시설로 그동안 탈옥 사건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곳이다. 3000여 명의 죄수가 수감돼 있으며 캐나다 국경과 가까워 추운 날씨로 ‘리틀 시베리아’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