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슬피 운 위안부 수요시위…중국인-일본인도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9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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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이어졌다. 미국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둔 29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김복동(89) 길원옥 할머니(87)와 약 150명은 아베 총리의 태도를 비판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발표된 ‘미일 비전 공동성명’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과거사 반성 없이 패전국의 위치를 벗어나려는 일본의 모습에 슬픔을 느낀다”며 “반성과 사과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를 ‘인신매매’라 표현하고, ‘슬픔을 느낀다’는 말로 사죄를 회피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시위를 주최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두 할머니를 비롯한 증인들이 살아있을 때 반드시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중국인과 일본인들도 참석했다. 중국계 미국인 스용 씨(54)는 “중국에도 수많은 위안부 피해자가 있는데 일본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알리기 위해 소녀상 옆에 중국인 소녀상도 설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나카무라 유코 씨(21·여)는 “총리 때문에 부끄럽다. 역사를 조금만 공부하면 알 수 있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어떤 식으로든 ‘사죄’ 표현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미국대사관에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은 2차 세계대전 피해자를 모욕하는 일”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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