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름으로… 反IS 깃발 든 주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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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유혹에 넘어간 아들 2014년 전사… 이슬람 극단주의 맞선 운동가 변신

18일부터 사흘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대테러 정상회의에서 한 중년 여성의 ‘작지만 의미 있는’ 노력이 소개됐다. 각국 장관급 인사들과 테러 전문가들의 관심을 끈 주인공은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에 사는 크리스티안 보드로 씨(사진).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아들 다미앙 클레르몽이 지난해 1월 시리아에서 숨지자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는 운동가로 변신했다. IS의 선전선동에 넘어갔다가 전투 중 생을 마감한 아들과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IS의 실체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 것. 그가 최근 아들의 죽음과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첫날만 1만5000건의 조회를 기록했다.

보드로 씨는 2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청소년을 기르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무분별한 성행위나 마약을 걱정하는 것과 맞먹게 이슬람 극단주의에 아이들이 물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또 하나의 도전에 직면했다”며 “부모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춰 아이가 어릴 때부터 그 위험성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정하고 따뜻한 소년이었던 아들 클레르몽은 고교에 들어간 뒤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한다. 친구들과 다툼을 벌였고 끝내 외톨이가 됐다. 17세 생일에 자살을 시도한 클레르몽은 상처를 회복하면서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이후 클레르몽은 다시 사회성을 갖추기 시작했고 술과 마약에도 손대지 않았다. 보드로 씨는 아들이 이집트에 아랍어를 공부하러 가겠다고 할 때만 해도 흔쾌히 허락했을 정도로 아들의 행동에 의심할 만한 일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3년 집에 들이닥친 정보기관 요원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아들이 이집트가 아닌 시리아로 가서 IS 대원이 됐다는 것이었다. 보드로 씨는 “아들은 IS를 위해 싸워야 살아남는다고 믿을 만큼 철저하게 세뇌돼 있었다”고 말했다. 클레르몽은 결국 시리아 알레포 인근에서 반군과 전투를 벌이다 2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아들#IS#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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