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음부 본뜬 카약 제작했던 日 여성, 또 체포돼…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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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가라시 메구미 페이스북)
(사진=이가라시 메구미 페이스북)
자신의 음부 모양을 본떠 카약을 제작했던 일본의 여성 예술가가 또 다시 체포돼 '검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AFP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여성 아티스트 이가라시 메구미(42)는 외설적인 3차원(3D) 데이터를 이용해 보트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링크를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송한 혐의로 3일 체포됐다고 도쿄 경찰이 밝혔다.

스스로를 '로쿠데나시코'('타락한 아이'라는 뜻)라고 칭하는 이가라시는 지난 7월 자신의 음부를 스캔한 3D 데이터를 배포했다가 체포됐다.

앞서 이가라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자신의 음부를 본뜬 노란색 카약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 제작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행위)을 통해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모금했는데, 이후 기부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자신의 음부를 스캔한 3D 데이터를 제공해 문제가 됐다.

이에 도쿄 경찰은 이가라시를 '전자 음란물 배포' 혐의로 체포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만에 풀려났다. 수천 명이 '외설이 아닌 예술'이라며 이가라시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가라시는 3일 또 다시 체포됐다. 도쿄 경찰은 외설적인 3D 데이터를 이용해 보트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링크를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송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가라시는 지난해 10월 외설적인 3D 데이터 다운로드를 통해 자신의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해줄 사람들을 모으려했다.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는 비슷한 자료가 담긴 시디롬(CD-ROM)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에 이가라시가 보트 제작 계획을 담은 링크 주소를 전송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면서 '검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가라시는 앞서 7월 풀려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난 내 음부가 전혀 음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절대 공권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인터뷰에서도 "일본에서는 여자의 음부를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돼 있다"면서 "반대로 남근의 표현은 대중문화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가라시가 판매를 위해 외설물을 배포 또는 소지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징역 2년형이나 벌금 250만 엔(약 2325만 원)을 선고받을 수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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