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패혈증 치료장치 한국인이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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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버드大 강주헌 연구원… 혈액내 특정 바이러스 제거 성공
에볼라-내성균 감염 치료 길 열어

한국인 과학자가 참여한 미국 연구팀이 에볼라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환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패혈증을 치료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강주헌 미국 하버드대 비스연구소 연구원(사진)이 이끈 미국 연구진은 신부전증 환자가 투석을 받는 것처럼 핏속에 있는 원인균을 걸러내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장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을 거란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패혈증은 에볼라나 조류인플루엔자(AI),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바이러스와 각종 박테리아에 감염된 피가 온몸을 돌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건강전도사’ 황수관 박사도 2012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연구진은 핏속에 포함된 병원균을 걸러내는 인체 기관인 비장을 모방해 치료 장치를 만들었다. 다양한 병원균을 인식하는 면역 단백질을 모사한 물질을 만든 뒤 이를 자성을 띤 나노입자에 붙인 것. 이 장치에 피를 흘려보내면 나노입자가 패혈증 원인균에 달라붙고 투석 장치는 자기장을 일으켜 나노입자가 달라붙은 병원균을 걸러낸다.

실제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90%가 넘는 패혈증 원인균을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실험에서도 효과가 있었으며 에이즈 바이러스와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도 인식해서 걸러냈다.

강 연구원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아직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나 항생제 내성균 감염 등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재 의료기기 개발사와 상용화를 위해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메디슨’ 15일자에 실렸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에볼라 바이러스#패혈증#치료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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