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마니사 주 소마 탄광 사고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사고 지역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사진)가 자신에게 야유하는 시위대를 향해 ‘망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4일 사고가 난 소마를 방문한 에르도안 총리가 항의하는 한 청년에게 “버릇없이 굴면 맞는다”라고 발언한 동영상이 17일 공개됐다. 동영상에 따르면 에르도안 총리는 현장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이동하던 중에 시위대의 야유를 받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를 벌이던 문제의 청년에게 다가가 “버릇없이 굴지 마라. 사고는 이미 벌어진 일이며 신의 섭리다. 총리한테 야유하면 넌 맞는다”라고 소리쳤다. 동영상에는 이 청년이 곧바로 총리의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끌려가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앞서 탄광 사고 현장 연설에서 “탄광 사고는 늘 있는 일”이라고 말해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는 성난 시위대를 피해 슈퍼마켓 안으로 도망가기도 했다.
한편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장관은 17일 오후 소마 탄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갱 안에 구출할 광원은 이제 없다”며 “사망자는 모두 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폭발 당시 탄광에 있던 광원 786명 가운데 363명이 탈출했고 122명이 구조됐으며 301명이 숨졌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조합과 유족들은 정부가 희생자 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탄광노동조합 등은 “광원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광원들이 여전히 100명 이상 매몰돼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정부는 당초 현장에 광원 787명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날 최종 발표에서 1명이 줄어든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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