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석유시추 갈등… 中-베트남 ‘물대포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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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조업하던 中어선 억류

중국이 석유 시추를 둘러싸고 베트남과 충돌하고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이 필리핀 당국에 억류되는 등 남중국해에서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연안경비대는 7일 남중국해 분쟁 도서 시사(西沙)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인근 해역에 배치된 중국 선박들이 베트남 초계정을 물대포로 공격하고 선체로 들이받아 최소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중국 선박은 당시 주변 해역의 석유 시추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배치됐다.

응오응옥투 베트남 연안경비대 부사령관은 중국이 시추공사 계획을 공개한 3일 이래 지금까지 최소한 3차례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시추 계획에 대해 미국도 ‘도발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응오 부사령관은 중국이 물대포를 사용해 베트남 연안경비대 선박들을 공격하는 등 긴장 수위가 극히 높아졌다며 “우리의 인내도 다해 가고 있다. 중국이 계속 공격하면 우리도 자위 수단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시사 군도 인근 석유 시추 결정은 불법적인 행위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은 7일 중국의 시추공사 작업에 반발해 해군 함정과 연안경비대 초계함 29척을 인근 해역에 보내 실력 저지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편 남중국해에서 조업 중 연락이 두절된 중국 어선 한 척은 필리핀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돼 중-필리핀 간 갈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남중국해 난사반웨(南沙半月) 섬에서 조업하던 자국 어선이 필리핀 당국에 억류됐다며 “중국은 난사반웨 섬을 포함한 난사 군도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필리핀 해경은 6일 오전 7시 난사 군도 하프문 섬 앞바다에서 15t급 중국 어선 1척을 나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중국 어선 나포는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주권 행사와 해양법 집행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충충하이(瓊瓊海) 09063호’로 알려진 이 배에는 선원 11명이 타고 있으며 500마리의 거북이 실려 있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남중국해#베트남#화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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