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아베노리스크로 전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日 금융-정치권 비판의견 봇물
“평가 시기상조” 유보론 입지 좁아져… 심기불편 아베, SNS로 반대파 공격

“아베노믹스가 아니라 아베노리스크(아베의 위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 최근 비판적인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 평론가인 이타가키 에이켄(板垣英憲) 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베 총리의 ‘3개의 화살’ 중 성장전략은 큰 실망감을 줬다. 아베노믹스는커녕 아베노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이대로 간다면) 매우 위험한 경제 운영이 될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마 노리코(濱矩子·여) 도시샤(同志社)대 교수는 저서 ‘아베노믹스의 진실’에서 “엔화 약세를 통한 일본 경제 부활, 아베노믹스로 인한 소비 증가 등과 같은 말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하마 교수는 “아베노믹스로 주식만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관제(官製) 거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BNP파리바증권의 고노 류타로(河野龍太郞)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사주간지 아에라 최신호와의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의 끝은 재정 압박, 장기금리 급등, 주가 하락”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은 아베노믹스의 위험성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게이오대의 소네 야스노리(曾根泰敎) 정치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은 아베 총리가 개혁을 밀어붙여 시장과 대중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현 상태에서의 평가를 유보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요동치면서 평가 유보론자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은 아베노믹스를 ‘실패’로 규정하고 7월 참의원 선거의 최대 공략 포인트로 삼는 모습이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萬里) 민주당 대표는 최근 “민주당이 지향하는 경기회복은 일시적인 주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아니다”며 비유적으로 아베 총리를 공격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은 “아베노믹스에 국민의 소득을 늘리는 화살은 없다. 국민 삶을 파괴하는 독화살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해외 순방 중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반대파를 공격해 눈길을 끌었다. 발단은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권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페이스북에 “다나카 씨는 외교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민주당 간사장은 “다나카 씨는 민간인이다. 총리가 일개 민간인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분노한 아베 총리는 폴란드를 방문하고 있던 16일 페이스북에서 “다나카 씨는 ‘외무성 전 간부’의 직함으로 언론에 견해를 밝혔다. 일개 개인이라는 인식은 완전히 핵심을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호소노 간사장의 비판에 대해 “나의 정확한 반론을 봉쇄하려는 의도인가. 자주 있었던 패턴의 공격”이라고 쏘아붙였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노믹스#아베노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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