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사망]중남미 좌파 구심점을 잃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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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차베스 사망… ‘反美 스폰서’ 유지될지 주목

베네수엘라를 14년간 통치하며 남미에서 ‘반미(反美) 좌파 블록’의 구심적 역할을 해 온 우고 차베스 대통령(58·사진)이 암 투병 끝에 5일(현지 시간) 숨졌다. 베네수엘라는 혼란과 충격에 빠졌으며 차베스라는 구심점이 없어진 중남미 좌파 국가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이 5일 오후 4시 25분 사망했다”고 TV를 통해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7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으며 장례식은 8일 열린다. 차베스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마두로 부통령이 대통령 대행을 맡게 되며 30일 안에 실시될 대선에서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1998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차베스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6월 처음 발견돼 수술을 받은 암이 재발해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가 어떤 암을 앓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연부조직 육종(장기나 근육 등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중남미 전체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베스는 2005년 6월 카리브 해 연안 13개국(현재는 17개국)과 ‘페트로카리베’를 설립하고 이들 국가에 석유를 최대 50% 싸게 공급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차베스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제국주의’로 규정하고, 쿠바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 국가들과 연대해 반미 노선을 걸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 성명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이 미국과의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라며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미 대사관 소속 공군 관계자 2명이 불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정 불안을 조장하는 등 간첩 행위를 했다며 추방한다고 밝혔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네수엘라#차베스#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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