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영어’ 스타강사 리양, 아내에게 폭력 휘두르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5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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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친 영어(Crazy English)'라는 영어학습법의 창시자인 중국의 스타 영어 강사 리양(李陽)이 가정폭력이 원인이 된 2년간의 이혼소송에서 패소했다.

4일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법원은 리양의 부인인 미국인 킴 리(Kim Lee)가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리양의 가정폭력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부인 리는 1200만 위안(한화로 약 21억원)의 재산 분할과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 5만 위안(약 870만원)을 받게 됐다.

세 딸의 양육권도 부인 리가 가져가게 됐다. 리양은 10살, 6살, 4살 딸들이 18세가 될 때까지 각각 10만 위안(약 1745만원)씩 매년 양육비를 줘야 한다.

법원은 또한 리양에게 부인 리에 대한 3개월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의 이혼으로 중국 내에서 잘 드러나지 않던 가정 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003년 리양과 결혼한 부인 리는 2011년 남편에게 맞아 피멍이 든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공개하고 이혼 소송을 냈다. 부은 얼굴, 멍든 무릎, 피딱지가 엉긴 귀 등 부인 리가 올린 사진은 중국 SNS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때부터 부인 리는 중국에서 '매 맞는 아내'의 상징이 됐고, 전통 혹은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신음하던 여성들을 대신해 싸우는 영웅이 됐다. 부인 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가정 폭력에 반대하는 여론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리양은 당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부인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TV에 출연해 "나 말고도 많은 중국 남성이 부인을 때린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법원의 승소 판결을 접한 부인 리는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아내를 때리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세 딸과 함께 중국 땅에서 계속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인의 변호인 치 리안펑은 "이번 판결이 중국 내 가정폭력 사건 판결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난쩌우(蘭州) 대학 3학년 때 미친 사람처럼 큰 소리로 말하며 영어를 공부하는 '미친 영어' 학습법을 창안한 리양은 중국 100개 도시에서 2000만 명의 수강생을 모으며 백만장자가 됐다. 여세를 몰아 아시아에서도 '미친 영어' 교육 체인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국제적 유명인사가 된 그는 2002년에는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로부터 한일월드컵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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