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한 시진핑’ 현장연출 많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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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 모습 보인 광둥 시찰… 관리 동원해 주민인듯 악수, 도로 통제로 심각한 체증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최근 첫 지방순시에서 친서민적인 행보로 크게 환영을 받았지만 일부 일정은 사실과 달리 ‘연출된’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 총서기는 7∼11일 개혁개방 일번지인 광둥(廣東) 성 일대를 돌며 개혁개방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번 지방순시에서 시 총서기를 위한 교통관리나 현장봉쇄 등 주민 통제가 없고 수행인원도 적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지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호화스러운 영빈관에 묵지 않고 호텔의 스위트룸이 아닌 일반 객실에 투숙했다. 식사도 뷔페식으로 먹는 등 서민 행보를 펼쳤다.

하지만 시 총서기의 마지막 방문지인 광저우(廣州) 둥하오융(東濠湧)에서는 크게 달랐다고 홍콩 밍(明)보가 12일 보도했다. 주변 도로와 고가 교량 등이 통제돼 심각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고 시 총서기와 악수하는 주민도 대부분 현지 관원이거나 공산당원이었다는 것.

또 시 총서기의 방문에 앞서 거리를 청소하고 길가에 꽃 화단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주변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고 공안이 새벽부터 진을 치고 경계활동을 폈다”며 “지난해 8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방문했을 때보다 경비가 삼엄했다”고 말했다.

앞서 7일 시찰 첫날 방문한 선전(深(수,천)) 시에서 인쇄공장 노동자 3000여 명이 고속도로 차로를 점거하면서 8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는데 공안이 시 총서기의 시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강경 진압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위대가 공안에 구타당하는 사진 등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유포됐으나 검열에 의해 즉각 삭제됐다는 것이다.

한편 시 총서기는 광둥 성 방문 기간인 8∼10일 남해함대 구축함, 모 군부대(군단급), 광저우군구 본부를 차례로 시찰하고 군부대에서는 “싸울 수 있는 군대, 싸우면 이기는 군대”가 되라고 주문했다고 12일 관영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시 총서기가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넘겨받은 후 일선 부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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