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세금 떼먹던 스타벅스 “항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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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재무부와 협의… 새 납세방안 찾고 있다”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서도 세제상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피해온 스타벅스와 구글 등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영국에서 된서리를 맞기 시작했다. 영국 재무부는 이 같은 다국적 기업과 일부 부유층의 탈세 행위 근절을 위해 국세청에 관련 예산 1억5400만 파운드(약 2676억 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도 2일 “국세청, 재무부와 협의해 (새로운) 납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1998년 영국에 진출한 이래 총 31억 파운드(약 5조387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납부한 법인세는 860만 파운드(약 150억 원)에 불과했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특히 지난 3년간 4억 파운드(약 695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아 영국 국민의 불매운동까지 부르는 공분을 샀다.

스타벅스는 로열티를 지급하고 수익의 일부를 다른 국가에 있는 자회사에 지불하는 방식 등으로 이익을 낮춰 세금을 줄였다. 스타벅스 영국지사는 특별 세제 혜택을 받는 네덜란드의 스타벅스 유럽 본사에 상표, 매장 디자인 사용료 명목으로 매출의 7%를 로열티로 내왔다. 또 스위스의 스타벅스 커피트레이딩에 커피 구매료를 지급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의 영국 지사는 수백만 파운드의 세금을 부과받을 것이라고 더타임스가 3일 전했다. 영국 국세청이 구글의 2005∼2011년 납세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난해 영국에서 39억5000만 파운드(약 6조8648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대금을 아일랜드에서 결제하거나 버뮤다로 보내 600만 파운드(약 104억 원)의 세금만 냈다. 이에 구글 영국법인은 “유럽 매출을 버뮤다로 돌려 세금을 줄인 건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영국#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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