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촌시장은 상하이-베이징과 소비패턴 크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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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TRA, 시장분석 보고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깊숙이 공략해야 한다는 제안이 잇따르는 가운데 KOTRA가 1일 중국 농촌과 도시의 소비방식 차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 자국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더 선호

KOTRA에 따르면 중국 농촌 소비자가 도시 소비자와 가장 다른 점은 가격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도시 지역에서 판매된 제품의 70%는 10위안(약 1700원) 이상이지만 농촌에서 팔리는 제품은 75%가 5위안(약 850원) 미만일 정도로 농촌 소비자들은 가격을 따진다. 그러나 KOTRA는 “그렇다고 중국 농촌에서 무조건 싼 제품만 팔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농촌 주민들도 다소 높은 값을 치르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찾으며, 도시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서구화된 쇼핑을 즐기는 동부 연안 소비자와 달리 중국 중서부 낙후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쇼핑이 여가활동의 하나다. 수천 가지 제품이 전시된 도시의 대형 쇼핑몰은 200종류 미만의 상품이 진열된 상점에 익숙한 농촌 주민들에게는 매력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 소비자들이 사전에 계획을 세운 다음 여러 곳을 다니며 가격을 비교한 뒤 쇼핑하는 반면 중국 농촌 주민들은 일행과 함께 가까운 지방도시를 찾아 한 상점에서 물건을 대량 구매하곤 한다. 인터넷이 부족한 만큼 주로 TV로 제품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TV 광고와 입소문의 영향력이 크다.

유명 해외 브랜드보다 중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해외 브랜드를 몰라서라기보다 애프터서비스(AS)를 제대로 받지 못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AS센터가 적은 외제를 샀다가 고생하느니 AS망이 충분한 자국 브랜드를 사 쓰겠다는 것이다. 중국 농촌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브랜드는 중국의 ‘국민 음료회사’라 불리는 와하하(娃哈哈), 가전제품 업체 하이얼(海爾), 컴퓨터 제조업체 롄샹(聯想) 등이다.

○ “웬만한 나라 크기 시장 열리는 셈”

KOTRA에 따르면 중국 농촌 주민들의 지난해 연간 순소득은 6977위안(약 122만 원)으로 도시 근로자의 가처분소득 2만1810위안(약 382만 원)보다 크게 낮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은 도시 근로자에 비해 훨씬 높다. KOTRA는 “중국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촌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시화할 지역의 인구가 2억4000만 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웬만한 국가보다 더 큰 시장이 새로 열리는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제품이 중국 농촌지역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농촌 지역도 이미 휴대전화나 컬러TV의 가구당 평균 보급률은 100%를 넘어 포화 상태다. 다만 에어컨, 컴퓨터, 카메라는 아직 보급 수준이 100가구당 20대 미만이어서 진출 여지가 많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중국#농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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