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39km 성층권서 ‘초음속 스카이다이빙’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5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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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출신 펠릭스 바움가르트너

오스트리아의 극한 스포츠 선수 펠릭스 바움가르트너(43)가 14일(현지시간) 고도 38km가 넘는 성층권에서 초음속으로 스카이다이빙 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바움가르트너는 이날 오후 3시30분경 미국 뉴멕시코 주 동부 로즈웰에서 헬륨기구를 타고 이륙해 2시간30분여에 걸쳐 성층권 고도 39km까지 올라간 뒤 스카이다이빙 사상 처음 초음속으로 하강하는 기록에 도전했다.

55층 건물 높이로 극히 얇고 가볍게 제작된 이 헬륨기구는 바움가르트너가 탑승한 가압 캡슐을 여객기 순항 고도의 세 배 이상까지 끌어올려, 유인 헬륨기구로서 최고 고도에 오르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그는 캡슐에서 뛰어내려 자유 낙하한 지 불과 수초 만에 시속 1110km에 도달, 인간으로서 첫 번째로 초음속의 벽을 돌파했다.

바움가르트너의 도전 장면은 캡슐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그는 낙하 직전 "당신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깨달으려면 때로는 정말 높은 곳까지 올라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움가르트너는 총 9분간의 낙하과정 중 4분 19초 동안 36.5km를 자유낙하하고, 이후 해발 1500m 상공부터는 낙하산을 펼친 채 4분 40여초에 걸쳐 천천히 내려왔다.

바움가르트너는 낙하 직후 첫 10~20초 동안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수차례 회전을 반복해 보는 사람들을 아찔하게 했다.

바움가르트너는 사막지대에 안전하게 착지하자마자 양팔을 들어 승리 사인을 만들어 보였다.

그는 착륙 후 인터뷰에서 "세상 꼭대기에 서면 매우 겸손해진다. 기록을 깨는 것에 대해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고, 그저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라게 된다"는 소감을 남겼다.

고공에서 낙하산을 이용해 내려오는 '프리폴(free fall)'의 세계 1인자인 바움가르트너는 이번에 최고도 낙하산 점프, 기구 탑승 최고도 상승, 항공기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의 음속 돌파 등 3개 부문에서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1960년 미 공군 조 키팅어 대위가 세운 최장 시간 자유낙하 기록은 깨지 못했다. 키팅어 대위는 당시 고도 31.2km에서 뛰어내려 4분 36초간 자유 낙하했다.

앞서 바움가르트너는 9일과 12일 로즈웰에서 도전에 나섰지만, 착륙지점에 강풍이 불면서 연기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늘 높은 곳에 오르고 싶어 했다는 바움가르트너는 16세에 처음으로 스카이다이빙을 시도한 이후, 오스트리아군에서 낙하산 특수부대원을 지내며 기술을 향상시켰다.

이후 브라질의 구세주 그리스도상의 손바닥 위를 비롯해 영국해협 상공,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등에서 낙하에 도전하며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한편, 바움가르트너는 온라인에서도 새 기록을 수립했다.

유튜브 관계자는 바움가르트너가 하늘 위로 올라가자 유튜브의 조회 수도 함께 올라가 유튜브의 생방송 동시접속 최고 기록인 8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바움가르트너의 후원사인 레드불이 페이스북에 그가 땅 위에 무릎은 꿇은 사진을 올리자 40여분 만에 21만7000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1만 명이 댓글을 다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또 트위터에서는 NASA가 "우주와의 경계에서의 낙하에 성공해 새로운 기록을 수립한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와 후원사 레드불에 축하의 뜻을 전한다"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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