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 JP모건 ‘베어스턴스 사기’ 책임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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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검찰 “인수한 회사가 물어내라” 거액 소송
JP모건 “정부 권유로 인수했는데… 억울하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2008년 인수한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당시 미국 5위)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 판매와 관련된 사기혐의로 거액의 소송을 당하게 됐다. JP모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 직전의 베어스턴스를 정부 권유로 인수했는데 인수 이전 베어스턴스의 잘못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 주 검찰총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JP모건을 상대로 뉴욕 주 고등법원에 민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뉴욕 검찰은 소장에서 “베어스턴스가 2005년과 2006년 비우량(서브프라임) MB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부실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여러 사기 행위를 저질렀다”고 적시했다. 슈나이더먼 총장은 “베어스턴스가 투자자에게 끼친 손해만 원금의 4분의 1에 달하는 200억 달러(약 22조 원)가 넘는다”고 밝혀 거액의 소송이 될 것을 예고했다.

이는 올해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금융회사의 MBS 부당거래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꾸리도록 지시한 이후 검찰이 제기한 첫 소송이다. 뉴욕 검찰이 사기 혐의에 대해 형사 기소가 아닌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부실 금융회사를 인수한 회사에 형사 책임까지 묻는 것은 가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슈나이더먼 총장은 조사위원회의 공동 책임자를 맡고 있어 앞으로 유사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금융계는 투자자들의 MBS와 관련한 민사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까지 가세하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실제 뉴욕 주 검찰총장실 관계자는 “MBS를 판매하면서 투자자를 속인 다른 금융회사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JP모건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베어스턴스 인수는 미 정부의 요청으로 1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며 이번 소송 대상은 전적으로 베어스턴스의 잘못”이라고 항변했다. JP모건은 2008년 3월 MBS 판매 손실로 파산 직전이었던 베어스턴스의 주식을 주당 2달러의 헐값에 인수했다. JP모건은 “피인수회사의 잘못을 인수회사에 물으면서 최소한의 반박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이번 혐의에 대해 맞서 싸울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JP모건#베어스턴스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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