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국민들 “사르코지가 낫다”… 집권 4개월 올랑드의 굴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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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43%… 한달새 11%P ↓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도가 사회당 정부 출범 4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2일 발표된 주간지 주르날뒤디망슈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도는 43%로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나 떨어졌다. 5월 6일 대선 이후 가장 낮다.

17일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집권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굴욕적인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루이해리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집권했으면 올랑드 대통령보다 더 잘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반면에 올랑드 대통령이 사르코지보다 더 잘하고 있다는 대답은 26%에 그쳤다.

그의 추락은 경제 문제가 큰 원인이어서 당장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프랑스는 3분기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실업률은 10.2%로 사상 최고였다. 특히 청년층(15∼24세) 실업률은 22.7%까지 치솟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TV 인터뷰에서 “2년 내에 경제를 부활시킬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지만 국민은 시큰둥하다. 푸조 자동차의 파리 북부 올내 공장 폐쇄 및 8000명 감원 발표로 충격을 받은 노동계는 일자리 정책의 실패를 비판하며 10월 9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사회당과 정책 연대를 하고 있는 녹색당은 10월 2일 의회에 제출될 유럽연합(EU)의 신(新)재정협약에 반대하기로 22일 결정한 뒤 30일엔 대규모 항의 집회도 열기로 했다. 최근 내용이 공개된 동성애자 결혼 및 입양 합법화 정책과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하겠다는 계획도 종교계와 보수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주간 렉스프레스는 ‘위기의 올랑드’라는 최근호 기사에서 “여론은 소방수를 기다리는데 대통령은 잠수함 승무원을 보내겠다고 한다”며 정책의 스피드와 패러다임을 바꾸라고 지적했다. 임기 5년에 걸쳐 세워진 장기적인 경제 교육 사회 분야 정책들은 빠른 경기 회복과 당장의 성과를 원하는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만큼 몇 개월 내에 지나친 긴축에 따른 경기 후퇴를 막을 과감한 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학자 크리스티앙 델포르트는 “국민은 (올랑드의 스타일과 달리) 대통령이 직접 모든 현안에 관여하고 주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올랑드#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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