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케네디 대통령 “소련 이기고 싶을뿐, 달엔 관심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 美 케네디 백악관 비밀녹음 공개
‘재클린 호화병실’ 보도에 분노… “軍병원 담당자 당장 경질” 명령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백악관에 근무하면서 했던 통화와 대화 등 260시간 분량의 녹음테이프 중 45시간 분량이 공개됐다. 그가 측근도 몰래 녹음한 대화 중에는 그의 인간적인 면이나 주요 정책 결정을 내릴 때의 심경 등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케네디도서관 재단이 25일 펴내는 ‘존 F 케네디의 백악관 비밀 녹음을 엿듣다’의 주요 대목을 보도했다. 이는 케네디 대통령이 측근도 모르게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한 녹음기를 통해 녹음한 것이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케네디 대통령의 재임 중 프로젝트를 시작한 1969년 7월 아폴로 11호의 달 표면 착륙은 냉전시대 ‘라이벌’인 소련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승부욕’에서 나온 산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케네디 대통령은 아폴로 발사 약 7년 전인 1962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국장에게 “우리가 달에 두 번째로 가도 좋지만 그렇게 되면 항상 2등에만 머물러야 하지 않겠나”라며 “나는 우주에는 솔직히 관심이 없고 다만 소련을 이기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어느 날 아내인 재클린의 출산에 대비해 공군이 한 기지 내 병원에 5000달러를 들여 가구가 비치된 침실을 꾸몄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크게 분노했다. 낭비일 뿐만 아니라 결국 국민의 분노를 사 의회에서 군 예산이 삭감될 것을 걱정한 것이다. 케네디는 즉시 전화기를 들어 “당장 가구를 치우고 어리석은 짓을 한 담당자를 알래스카로 전근 보내라”고 명령했다.

1963년 7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는 케네디 대통령이 “매우 건강해 보이십니다”라고 말하자 트루먼은 “좋습니다. 하지만 현재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내 아내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라오”라고 털어놓았다. 당시 트루먼은 발기부전 증세가 있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케네디#비밀녹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