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제로” 하루만에 ‘도로 원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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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에너지정책 발표 뒤… 중단됐던 2곳 공사 재개

일본 정부가 ‘2030년대 원전 제로’를 뼈대로 한 새 에너지정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건설이 중단됐던 원전 공사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다. 차기 총선을 의식한 민주당이 원전 제로 목표를 제시했지만 선거가 끝나면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경제산업상은 15일 아오모리(靑森) 현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만나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이후 공사가 중단된 아오모리 현 오마 원전과 시마네(島根) 현 시마네 원전 3호기의 건설 재개와 가동을 사실상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두 원전은 동일본대지진 이전에 건설 허가가 나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원전의 신·증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008년 5월 착공한 오마 원전은 공사가 38% 정도 진척됐고 2005년 12월 착공한 시마네 원전 3호기는 공사가 거의 끝났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아오모리 현의 롯카쇼무라 핵연료 재처리공장 가동을 계속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추출을 계속해 ‘잠재적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려는 저의가 아니냐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핵연료 재처리공장 가동을 멈추면 롯카쇼무라가 보관 중인 약 2900t의 사용후 핵연료를 원래의 생산지인 전국 원전으로 반송해야 하는데 원전들이 당장 이를 저장할 장소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규슈대의 요시오카 히토시(吉岡齊) 부학장(과학사)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연료 재처리를 중단하지 않으면 플루토늄이 계속 쌓이고 외국은 사용처가 불분명한 플루토늄의 재고 증가를 의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이미 원자폭탄 1000∼3000개를 만들 수 있는 30t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차기 총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룰 가능성이 있는 일본 자민당의 총재 선거 입후보자 5명은 15일 공개토론회에서 전원 정부의 원전 제로 정책에 반대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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