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대규모 독립 시위 “우리 돈으로 왜 스페인 먹여 살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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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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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조세 자치권 달라”… 2013년 찬반 주민투표 실시

“우리는 스페인 국민이 아니다.”

11일 스페인 제2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150만 명(경찰 추정)의 카탈루냐인이 참여한 대규모 독립 시위가 벌어졌다. 스페인 경제위기로 카탈루냐 지역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

시위를 주도한 카탈루냐국민의회(ANC)의 카르메 포르카델 대표는 시내 중심가에서 의회까지 이어진 거리행진에 앞서 “카탈루냐에 지금보다 더 많은 자치를 부여하고 다른 지역에 대한 지원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독립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붉은색과 노란색 줄무늬로 된 카탈루냐 깃발을 흔들며 “즉각 독립을” “새로운 유럽국가 카탈루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중앙정부가 적절한 조세자치권을 주지 않으면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스 수반은 20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한다.

인구 720만 명에 바르셀로나 헤로나 레리다 타라고나 등 4개 주로 구성된 카탈루냐 지방은 스페인 지방정부 가운데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지역총생산(GRDP)은 2101억 유로(약 305조 원)로 스페인 전체 GDP의 20%에 이른다. 지역 재정적자는 GDP 대비 3.9%로 국가 전체의 8.9%의 절반도 안 되고 실업률도 22%로 국가 전체의 실업률 24%보다 낮다.

하지만 매년 연간 GDP의 8∼9%(약 170억 유로)가 중앙정부를 통해 다른 가난한 지방정부를 돕는 데 사용되다 보니 부채 위기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정부와 조세협정을 개정하고 광범위한 경제 자치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스페인#카탈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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