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9남매 나이 합치면 819세”… 伊 사르데냐 섬 장수가족 화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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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105세… 귀여운 막내 78세

“내가 젊었을 때는 강에서 빨래를 했어. 그런데 내 손녀들은 세탁기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를 갖고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니 이해가 안 돼.”

이탈리아 서쪽 해안 지중해 섬인 사르데냐에 사는 콘솔라타 멜리스 할머니가 22일 105번째 생일을 맞았다. 콘솔라타 할머니는 세계 최장수 가족인 ‘멜리스 9남매’의 장녀. 이 때문에 섬 전체가 멜리스 가족을 축하하는 열기로 뜨겁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전했다.

콘솔라타 씨 아래로 클로디아(99) 마리아(97) 안토니오(93) 콘세타(91) 아돌포(89) 비탈리오(86) 피다 비탈리아(81) 그리고 이들이 ‘귀여운 막내’로 부르는 여동생 마팔다(78)가 있다. 여자 6명, 남자 3명으로 이뤄진 9남매의 나이를 합치면 819세. 멜리스 남매는 올해 6월 기네스북에 세계 최장수 가족으로 등재됐다. 더 놀라운 건 9남매가 모두 건강하다는 사실이다. 14명의 자식(이 중 5명은 사망)을 낳은 콘솔라타 할머니는 손자 24명, 증손자 25명, 고손자 3명을 뒀지만 아직도 집에서 요리를 하고 양에게 먹이를 준다. 매일 아침 성당에 간다는 둘째 클로디아 할머니는 “오래 살려면 계속 일하고 야채와 콩, 감자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섯째 아돌포 할아버지(89)는 “우리는 야채를 많이 먹고 고기를 적게 먹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밭에서 일하고 걷는다”고 말했다.

사르데냐는 학계가 오랫동안 장수 섬으로 연구해 온 곳. 제주도 면적의 13배인 섬에 인구가 164만 명. 100세 이상 고령자가 무려 371명으로 주민 10만 명당 23명꼴이다.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효모균을 넣지 않은 빵, 채소가 많은 지중해식 소식 습관, 양 치즈, 많이 움직이는 생활습관 등이 장수 비결로 거론된다.

2, 3세대가 늙도록 함께 살면서 서로 존중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가족 문화도 장수의 비결로 꼽힌다. 클로디아 할머니의 딸 마르타 씨(79)는 “우리는 끈끈한 가족이다. 모두가 이렇게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최고령은 일본의 기무라 지로에몬 씨로 115세. 하지만 생존한 110세 이상 고령자 70명 중 7명이 이탈리아인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최고령 형제#장수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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