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5.3m 버마왕뱀, 뱃속 열어보니 알 87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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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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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주(州)의 한 국립공원에서 알 87개를 밴 거대한 버마왕뱀 암컷의 사체가 발견됐다고 CNN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출처 : 플로리다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사진 출처 : 플로리다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사체를 연구 중인 플로리다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이 버마왕뱀은 길이가 약 5.3m, 무게가 약 74.6kg로 플로리다 주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크며 알도 가장 많이 배고 있었다. 이전 기록은 몸길이가 약 5.1m이며 알은 85개를 배고 있었다.

야생의 버마왕뱀은 평균 몸길이가 3.7m이지만 6m 가까이 자라기도 하며, 암컷은 한 번에 평균 12~36개의 알을 낳는다.

연구진은 "평균보다 몇 배 더 많은 알을 배고 있는 버마왕뱀의 발견은 플로리다 주 내에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버마왕뱀 종(種)의 번식력과 관련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버마왕뱀 종의 급격한 확산은 플로리다 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이 뱀의 번식력에 대한 연구가 중요시되고 있다.

플로리다 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이 뱀의 사체 해부는 10일 실시됐다.

뱀의 크기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연구진은 뱀의 사체를 수레 위에 탑처럼 쌓은 뒤 연구실로 옮겨야 했다. 연구원 5명은 테이블 여러 개를 붙여 뱀을 길게 편 뒤 나란히 서서 해부를 실시했다.

자연사박물관 파충류학 컬렉션 담당자인 케네스 크리스코는 "이 뱀은 몸통 둘레가 약 30cm로, 정말 괴물 같다. 이는 버마왕뱀 종이 플로리다의 야생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하고 있었으며, 이들을 막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의미한다. 즉, 야생 생태계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플로리다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사진 출처 : 플로리다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연구진은 버마왕뱀이 플로리다 주 남부 야생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강력한 포식자 중 하나이며, 이들을 위협하는 포식자가 없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버마왕뱀은 1979년 플로리다 주 에버글레이즈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2000년 도입종으로 정해졌다.

(*도입종 : 원산지로부터 사람 등에 의해 의도적 또는 우연히 운반되어 새로운 장소에 정착한 생물.)

크리스코는 "25년 전만 해도 버마왕뱀은 개체수가 굉장히 적어 발견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에버글레이즈에서 이 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린 하루에 14차례 발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 당국은 버마왕뱀의 개체수가 급증하자 버마왕뱀을 애완용으로 소유하거나 허가 없이 주(州) 내로 반입하는 것을 법으로 금했다. 또한 플로리다 주 거주민들은 면허를 가진 경우 특정 기간 동안 버마왕뱀 사냥이 가능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는 파충류와 양서류의 급격한 확산 문제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곳이다.

지난해 국제 동물 분류학 저널인 '주택사(Zootaxa)'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863~2010년 사이 플로리다 주에 유입된 도입종은 137종이며 주 원인은 애완동물 거래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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