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든 남자가 있어요” 고함… 어린이 2명이 희생 줄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美 시크교 사원 총기 참사 범인은 백인우월주의자

미국 위스콘신 주 오크크리크 시 시크교 사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는 미 육군에서 심리전 전문가로 복무한 예비역 군인이며 백인우월주의자로 밝혀졌다.

미 국방부는 6일 페이지가 1992∼98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포트브래그에서 복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페이지는 호크미사일 시스템을 정비하다가 심리전 병과를 맡았다”며 “정보 분석과 전달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본보 7일자 A20면 보름만에… 美 시크교 사원서 총기난사 7명 사망

인권단체인 남부빈곤법센터(SPLC)는 페이지가 백인우월주의자 음악밴드를 이끈 ‘욕구 불만의 신나치주의자’였다고 밝혔다. 페이지는 2010년 백인우월주의자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고향인 콜로라도를 떠나 백인우월주의 음악계 일원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범인과 용감하게 맞선 60대 시크교 사원 원장과 위험을 알린 어린이 2명이 오크크리크 총격 사건의 추가 희생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사건 당시 부엌에 있던 여성 14명은 어린이 2명이 뛰어 들어와 “총을 든 남자가 있다”고 소리를 지르자 식품창고에 숨어 화를 면했다. 초등학생으로 짐작되는 어린이들은 부모가 주스를 사러 근처 식료품 가게에 간 사이 다른 방 창가에서 놀고 있다가 범인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 원장인 사트완트 싱 칼레카 씨(65)는 날이 무딘 시크교 의례용 칼 한 자루로 범인과 맞서다가 허벅지에 두 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그가 범인과 맞서는 동안 부엌에 있던 여성들이 피신했던 것. 1982년 가족과 함께 인도에서 이민 온 그는 수입의 대부분을 오크크리크 사원 건립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총기 난사 사건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무기를 휴대할 권리를 존중할 방침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수정헌법 2조의 권리를 보장하되 현행법에 따라 무기 소지가 금지된 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일 오전 3시 40분경 미주리 주 조플린의 이슬람사원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사원이 전소됐다. 당시 125명이 기도를 하고 있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시크교 사원 총기 참사#마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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