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맞서 미국이 군사적 대응 수위를 대폭 강화하면서 걸프 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9월 약 20개 국가와 함께 중동 해상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미치는 중동 주변 국가에는 레이더망을 보강해 ‘방어 우산’을 설치할 계획이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기 위해 9월 16∼27일 20개국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훈련은 홍해, 아덴 만, 오만 만, 걸프 만 등 전략적 해로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미국은 또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7월 말 카타르 외곽에 중동의 세 번째 미사일방어(MD) 레이더기지를 완공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전했다. 현재 미국은 이스라엘과 터키에 MD 레이더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신설되는 기지는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까지 갖춰 걸프 만과 지중해에 배치된 이지스함과 더불어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직접 요격할 수 있다. 미 고위 관리는 “중동에 세 번째 기지가 만들어지면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막을 ‘방어 우산’, ‘방어 돔’의 골격이 구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미국의 이 같은 전력 보강이 군사적 도발을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알리 파다비 해군 사령관은 “이란도 페르시아 만(걸프 만) 해역에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반관영통신 ISNA에 따르면 알리 라리자니 의회 대변인은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이란 경제가 20%가량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란 관리가 경제 제재에 대한 충격을 수치화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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